레드 데드 리뎀션 2
100점 / PS4
뭐라고 표현을 할까. 레데리 1의 과거 이야기를 다룬 레데리 2를 3주 정도 플레이 했고 엔딩 크레딧이 나오고 있는 지금의 여운이 오래 갈 것 같다.
큰 기대 없이 시작했는데 답답할 정도로 느려터진 조작감과 템포에 시작부터 지루함을 느꼈지만 메타크리틱 점수가 하늘을 찌르는 게임들은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걸 페르소나 5를 하면서 배웠기에 일단 마음을 천천히 느긋하게 먹고 흘러가듯이 해보기로 했다.
조작이 불편하다는 첫인상이었지만 게임이 끝나는 순간까지 플레이어에게 친절하다. 말 타면서 이동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아무 생각 없이 조용히 플레이 하다가 튜토리얼 같은 챕터 1을 끝내고 그보다 더 긴 챕터 2 후반부에 도착했다.
이 때부터 서서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총격전도 늘어나면서 ‘빨리 퇴근 하고 레데리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챕터 2까지는 플레이 하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이 주인공 아서에게 아주 천천히 동화되어 가는 과정이고, 하다 접는 사람이 있다면 챕터 2를 끝내기 전일 것이라 생각한다.
챕터 3이나 4부터 이미 나는 아서인 것이다. 느린 움직임이 점점 답답하지 않게 느껴지고 스토리는 계속 흥미로우며 늘 뒤가 궁금해서 잠자리에 들기가 어려웠다. 주인공 아서가 지치면 잠을 자야하고, 체중관리를 하면서 음식을 먹어줘야 하고, 날씨에 맞는 옷을 입어줘야 하고, 머리나 수염을 잘라줘야 하고, 더러워지면 샤워를 해야 하고, 총은 닦아가면서 써야 한다. 말이 지치면 쉬게 해줘야 하며 음식도 먹이고 친해질 수도 있다. 모든 상황등이 정말 현실적이다. 나는 이게 되게 귀찮을까봐 걱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게임은 굉장히 정적인 분위기이고 화면이나 대화, 스토리, 배경, 게임 안의 모든 것들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약 2,000페이지의 각본을 약 700명의 배우들이 풀 더빙을 했고 모션캡처 작업을 2,200일 정도나 했다고 한다. 스토리가 정말 흥미진진하면서 감동적인데 이건 뭐 입만 열면 스포가 되게 만들어놔서 자세히 얘기할 수가 없어서 속상할 정도다. 딱 하나 아쉬운 것은(PS4 기준) 플레이타임 확인을 할 수 없다는 것.
리뷰들을 보면 호불호 얘기가 많던데, 이 정도로 만들어놨으면 취향이 아닌 것 같아도 꼭 한 번 플레이 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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