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여신전생 3 녹턴 HD 리마스터
44점 / PS4
미니맵 없는 건 알고 있었는데 지도 띄우느라 세모 버튼이 닳아 없어졌다. (PS4 기준) 제노블2 길찾기보다 정확히 6,500배 쉬웠다. 세상 사람들이 제노블2의 거지 같은 길찾기를 다 알아버렸으면 좋겠다.
NPC랑 빼먹지 않고 대화를 해야 다음에 갈 곳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길치 기준으로 지도 보기가 불편하고 미니맵도 없는게 굉장히 번거롭지만 제노블2처럼 길 찾다 죽어봐라 식이 아니어서 생각보다 꽤 할만했다. 적어도 초반에는. 회사 다니다가 거지 같아서 이딴 곳에서 도저히 못해먹겠다 싶고 여길 계속 다녀야 하나 다른데 갈까 하는 생각을 한 달째 하고 있다가 뚜껑 열려서 터지기 직전에 월급이 입금되는 그런 기분으로 길이 찾아진다. 그런 의미로는 진짜 잘 만든 것 같다. 이렇게 옛날 게임인데도.
아마라 심계 길찾기가 특히 어렵고 찾아보니 매니악스 DLC = 아마라 심계 추가인 것 같은데 이걸 미리 알았으면 DLC는 안 사고 녹턴으로 했을 것 같다. 추가 스토리라길래 그냥 같이 샀지 나는...
길 찾다가 혈액이 뭉쳐서 생기는 혈전이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고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발병 위험도가 올라가며 방사능에 노출되는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되는 느낌이었다. 길찾기가 짜증나면서 저길 가면 뭐가 나올까 다음엔 어떤 악마를 만날까 기대되는 이상한 게임이다. 그래서 다 가보게 되고 다 가보면 결국 길을 찾게 된다. 길을 찾고 있는 거라 생각하지 말고 그냥 있는 길을 계속 간다고 생각하는 게 편하다. 어차피 다 가야하니까.
무엇보다 게임 분위기나 전투 시스템이 너무 취향이라 의외로 만족스러웠다. 거의 20년 전에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어두운 느낌이 잘 표현되고 있다. 그래 이런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어서 시작한 거지!
저장의 중요성을 늘 생각하며 해야 하는 게임인데 저장이 너무 속터진다. 느려... 저장 할 때마다 통돌이 좀 그만 돌려줘.. 메뉴를 켤 수 있을 땐 아무 때나 중간 저장을 할 수 있는데 저장 옵션이 '중간 저장하고 타이틀로 나가기' 밖에 없어서 이게 좀 불편하다. 나는 중간 저장 하고 더 하고 싶은데? -> 안된다. 또 다른 저장 방법은 페르소나의 세이프룸처럼 저장 할 수 있는 방에 가서 저장하는 것..
본인이 다른 길치들보다 훨씬 심한 길치라 생각하고 어떤 공략을 찾아봐도 뭔 소린지 모르겠고 어디로 가라는 건지 모르겠을 때 이 공략을 봅시다. 물론 이 공략도 어려움.
공략 안 봐도 끝까지 할 수 있는 게임을 좋아하는데 이 게임은 공략이 없으면 진행이 아예 안 된다. 물론 할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켜면 끄고 싶고 끄면 켜고 싶은 이런 짜증나면서 재미있는 게임은 게임인생 nn년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결국 요요기 공원 통신탑에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봉인하고 말았다. 공략 상으로 스토리는 70% 이상 진행된 것 같다. 나머지는 남들이 한 거나 보자. 그래도 뒤는 궁금하니까. 중간에 접지만 이만큼이나 참고 해왔던 이유는 매력적인 세계관과 분위기 때문이었다. 플레이 하시는 여러분들은 창세까지 힘내시기 바랍니다.
전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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